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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 성북구 청소년 언론 '이음' 장효주·양예린·정연서 기자 "청소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믿음으로 올해 1월 창간 교복 폐지 논란부터 '경도', '붕어빵과 잉어빵'까지…청소년 시선으로 "직접 취재하고 기사 쓰면서, 이음 기사를 보면서 배우는 학생 많아"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기자들. (왼쪽부터) 정연서 기자, 장효주 편집장, 양예린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황금성릴게임서울 성북구에는 중학생들이 모여 '청소년의 시선과 세상을 잇겠다'는 포부로 창간한 독립언론이 있다. 창간 2개월을 맞은 청소년 독립언론 '이음'이다. 이음은 지난 1월 “청소년이 보고 느끼고 질문한 장면들이 개인의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시작을 알렸다. 성북구 학원을 돌며 기자 모집 포스터를 돌렸고, 그렇게 5명의 황금성릴게임사이트 기자들이 모여 차근차근 창간을 준비했다. 지금은 서울 강남구, 경기도 등 타 지역 청소년들까지 총 17명의 기자들이 함께한다.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음 기자들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마치면 기자 수업에 갈 거라며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었다. 대학생 비영리 독립언론 '대학알리'가 주최하고 서울 야마토게임예시 은평구 청소년 언론 '토끼풀'이 후원하는 신입 기자 교육을 듣기로 한 날이다. 직전엔 토끼풀과 4주간 '언론학교' 강의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기사에서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하고, 카메라 구도는 어떻게 잡아야하는 지 알 수 있어 '저널리즘'을 좀더 배울 수 있었다”는 정연서 기자(한성여중 3학년·16)와 “언론 윤리를 배우는 릴박스 데 많이 도움이 됐다”는 장효주 편집장(한성여중 3학년·16)은 기자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다른 플랫폼이 아닌 '언론'을 택한 이유도 “가장 책임감 있는 형식”(장효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직은 기사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2개월차 신입 기자임에도, 그간 기자로서 겪어 온 경험을 이야기 하는 기자들의 눈빛은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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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북구 청소년언론 '이음' 창간호. 사진=윤유경 기자.
“청소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믿음
이음은 “청소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장효주)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장 편집장은 '청소년 당사자가 직접 만드는 언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은평구에서 활발히 청소년언론을 운영하던 토끼풀 기자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장 편집장이 고등학생의 학원 수업을 최대 자정까지 허용하는 '서울시 심야교습시간 연장 조례안' 발의 반대 운동에 참여했던 당시, 취재원과 기자로 만난 인연이었다.
토끼풀 기자들과는 수 차례 만나 각종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같이 기사 기획도 하고, 기자회견 현장도 가보며 취재 방법을 배웠다. 지면을 편집하는 법을 익혔고, 기사 분량이 넘칠 땐 자간(한 글자 사이 간격)을 조절해야 한다는 '꿀팁'도 알게됐다. 토끼풀은 이음의 첫 신문 발행비도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창간을 도왔다. 장 편집장은 기자 모집 포스터를 보고 온 친구들과 본격적으로 창간 계획을 구체화시켰다. '식대를 제공한다'는 파격 조건에 합류를 결심한 친구들도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장효주 편집장. 사진=윤유경 기자.
이음은 학교에 속하지 않은 독립된 형태로 운영된다. “성북구 내 학교는 자율 동아리 제도가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학교 안에 있으면 정치적인 글을 자유롭게 쓰지 못할 것 같았다”(장효주)는 이유로 처음부터 '학교 밖' 창간을 결심했다. 토끼풀 기자들이 학내에서 당한 각종 탄압을 지켜봐 온 영향도 컸다. 장 편집장 어머니가 운영하는 논술학원에서 빈 강의실을 빌려 주기적으로 기사 아이템도 정하고, 취재 분담, 지면 배치도 논의한다. 신문은 계간지로 1년에 네 번 발행해 기자들이 각자 학교, 도서관, 학원에 배포한다.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상시적으로 기사를 올린다.
제호에는 '시선과 세상을 잇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너무 흔해서 웹사이트에 검색하면 바로 안 뜬다. 이름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을 오백번은 했다”(장효주)지만, 청소년의 발언이 가볍게 여겨지는 언론 환경에서 청소년의 시선을 기록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창간호 지면을 교무실에 들고 가자 후원해 준 선생님들, 이음의 출발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에 나서준 사람들 덕분에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단체 명의 계좌를 만들지 못해 정기후원을 열진 못했지만 “정기후원자님들에게 직접 신문을 보내는 날”(장효주)을 상상하며 틈틈이 작업 중이다.
청소년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세상
이음에선 '청소년 시선으로 쓰고 싶은 기사'라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정연서 기자의 첫 취재이자 이음 합류 계기는 '경찰과 도둑'(경도) 놀이다. 참여자가 두 팀으로 나뉘어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 형태의 놀이 '경도'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유행하며 화제가 됐다. “경도를 해보고 싶었는데 하러 갈 구실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효주가 밤 11시에 전화해 '토끼풀이라는 청소년 언론이 있는데 우리도 한번 만들어보자'고 말하던 중 경도를 취재할 거라고 했다. 나도 껴서 놀아도 되냐고 물어보니 효주가 '이음 들어와서 취재해봐'라고 했고, 그렇게 들어오게 됐다”(정연서)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정연서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정 기자는 그렇게 첫 기사 <공원을 달리는 낯선 얼굴들, '경찰과 도둑 놀이'>를 썼다. 기자가 직접 현장에 들어간 체험형 기사다. 경도 모임을 기획한 학생, 참여한 학생들을 인터뷰해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담았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세대가 역설적으로 몸을 부딪치며 노는 '아날로그적 소통'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취재하면서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참여자의 시선으로 더 잘 담을 수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몸을 터치해야 하는 게임이다 보니 조금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다 친절했다.”(정연서)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양예린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양예린 기자(대광중 3학년·16)의 첫 기사는 <붕어빵과 잉어빵, 무엇이 다를까?>이다. 흔히들 같은 겨울 간식으로 알고있는 붕어빵과 잉어빵이 반죽의 성분과 조리 방식, 앙금의 분포 범위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석한 기사다. “기사 읽기에 흥미가 없었는데, 이음에서 문화 분야 기사를 쓰면서 흥미를 느꼈다”는 양 기자는 “기사를 쓰다 보니 정치와 시사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 '공원을 달리는 낯선 얼굴들, '경찰과 도둑 놀이'' 기사와 '붕어빵과 잉어빵, 무엇이 다를까?' 기사. 사진=이음 홈페이지 갈무리.
평소 청소년 운동을 활발히 해 온 장 편집장은 주로 시사 이슈를 취재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는 '외국인 남학생 입학 허용' 반대 시위를 한 성신여대 학생의 집을 경찰이 압수수색한 사건이다. “관련해 진행된 기자회견 현장에 기자가 안 와서 기사가 없었다. 소외되고 잘 알려지지 못한 사안을 기사로 써서 공론화한다는 게 뜻깊었다. 2호 지면에 담아서 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많이 알 수 있게 하려 한다.”(장효주)
최근 가장 큰 화두는 '교복 전면 폐지' 논란이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교복 가격을 지칭해 '등골 브레이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정부는 고가의 원단과 공정이 들어가는 정장형 교복 대신 활동성이 좋고 단가가 낮은 '생활복 및 체육복'으로의 전면 전환을 유도, 현금 지급이나 바우처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장 편집장은 청소년 의견을 담아낸 기사를 쓰면서 논의 과정에서 학생의 선택권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연서 기자는 성북구 내 주요 중학교들의 복장 규정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 '교복 전면 폐지' 논란을 다룬 이음의 기사들. 사진=이음 홈페이지 갈무리.
청소년의 AI(인공지능) 활용 실태는 꼭 다뤄보고 싶은 주제다. “수학 문제를 촬영하면 풀이와 답이 나오는 AI 앱도 있다. 챗GPT로 고민을 상담하는 친구도 많고 AI에 대한 감정적 의존이 높아졌다. 나도 AI에 물어볼 때가 있지만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고 불신이 크다”(장효주)는 문제의식이다. 수행평가를 할 때 AI를 사용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AI 연애상담을 추천해준 적도 있다는 양 기자도 “직접 경험해보면서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AI를 쓰면 스스로 생각을 거치지 않고 다 알려주니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AI 리터러시 교육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AI를 쓰지 말라고는 하는데 관련 교육은 없다”(양예린), “아예 이야기 자체를 안 꺼낸다”(정연서), “AI 윤리에 대해서 가르쳐주지 않는다”(장효주)며 AI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들이 목소리 내는 창구 '언론'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경험한 한계도 있다. 청소년이라 기자로 인정하지 않아 인터뷰 섭외에 실패한 적도 있었다.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를 인터뷰하려다 '법적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지위'라는 이유로 가로막히기도 했다. 후보자 측에서 먼저 이음에 인터뷰 요청을 해왔는데도 진행하지 못한 적도 있다. 토끼풀과 공동주최로 교육감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추진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선 청소년언론이 정식 언론사가 아니라며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달 토끼풀은 언론사 발행인과 편집인에 미성년자를 결격사유로 규정한 정기간행물법과 신문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장 편집장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사의 가치가 작성자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음이라는 창구를 통해 함께 목소리 내며, 기자들은 세상을 배운다. 아침, 저녁 부모님이 틀어놓은 뉴스를 보고 넘기는 정도였던 정 기자와 양 기자도 이젠 내 주변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 갖게 됐다. “학생인권조례나 '심야교습시간 연장 조례안'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음이 쓴 기사를 보고 배우는 경우도 있고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서 배우는 기자들도 많다. 사실 학생들이 청소년 관련 사안을 잘 모른다. 그래도 이음 지면을 학교에 뿌리면 제목 정도는 읽게 되니까 좀더 청소년 당사자들 안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것 같다.”(장효주)
▲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기자들. (왼쪽부터) 양예린 기자, 장효주 편집장, 정연서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기자들의 목표는 뚜렷하다. 장 편집장은 “기사를 써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며 “검색했을 때 이음이 최상단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음이 유명해져서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사람들이 '이음 기자다!' 할 수 있게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정 기자의 큰 포부도 있다. 정기후원자 모집도 주요 과제다. 양 기자는 “정기후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이음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며 “학업 때문에 기사를 잘 못 쓸 때도 많은데 앞으로는 더 많이 쓰고 싶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기자들. (왼쪽부터) 정연서 기자, 장효주 편집장, 양예린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황금성릴게임서울 성북구에는 중학생들이 모여 '청소년의 시선과 세상을 잇겠다'는 포부로 창간한 독립언론이 있다. 창간 2개월을 맞은 청소년 독립언론 '이음'이다. 이음은 지난 1월 “청소년이 보고 느끼고 질문한 장면들이 개인의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이야기로 이어지게 하겠다”며 시작을 알렸다. 성북구 학원을 돌며 기자 모집 포스터를 돌렸고, 그렇게 5명의 황금성릴게임사이트 기자들이 모여 차근차근 창간을 준비했다. 지금은 서울 강남구, 경기도 등 타 지역 청소년들까지 총 17명의 기자들이 함께한다.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음 기자들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마치면 기자 수업에 갈 거라며 무거운 가방을 메고 있었다. 대학생 비영리 독립언론 '대학알리'가 주최하고 서울 야마토게임예시 은평구 청소년 언론 '토끼풀'이 후원하는 신입 기자 교육을 듣기로 한 날이다. 직전엔 토끼풀과 4주간 '언론학교' 강의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하기도 했다.
“기사에서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하고, 카메라 구도는 어떻게 잡아야하는 지 알 수 있어 '저널리즘'을 좀더 배울 수 있었다”는 정연서 기자(한성여중 3학년·16)와 “언론 윤리를 배우는 릴박스 데 많이 도움이 됐다”는 장효주 편집장(한성여중 3학년·16)은 기자 수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다른 플랫폼이 아닌 '언론'을 택한 이유도 “가장 책임감 있는 형식”(장효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직은 기사 쓰는 게 익숙하지 않은 2개월차 신입 기자임에도, 그간 기자로서 겪어 온 경험을 이야기 하는 기자들의 눈빛은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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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북구 청소년언론 '이음' 창간호. 사진=윤유경 기자.
“청소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믿음
이음은 “청소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장효주)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장 편집장은 '청소년 당사자가 직접 만드는 언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은평구에서 활발히 청소년언론을 운영하던 토끼풀 기자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장 편집장이 고등학생의 학원 수업을 최대 자정까지 허용하는 '서울시 심야교습시간 연장 조례안' 발의 반대 운동에 참여했던 당시, 취재원과 기자로 만난 인연이었다.
토끼풀 기자들과는 수 차례 만나 각종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같이 기사 기획도 하고, 기자회견 현장도 가보며 취재 방법을 배웠다. 지면을 편집하는 법을 익혔고, 기사 분량이 넘칠 땐 자간(한 글자 사이 간격)을 조절해야 한다는 '꿀팁'도 알게됐다. 토끼풀은 이음의 첫 신문 발행비도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창간을 도왔다. 장 편집장은 기자 모집 포스터를 보고 온 친구들과 본격적으로 창간 계획을 구체화시켰다. '식대를 제공한다'는 파격 조건에 합류를 결심한 친구들도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장효주 편집장. 사진=윤유경 기자.
이음은 학교에 속하지 않은 독립된 형태로 운영된다. “성북구 내 학교는 자율 동아리 제도가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학교 안에 있으면 정치적인 글을 자유롭게 쓰지 못할 것 같았다”(장효주)는 이유로 처음부터 '학교 밖' 창간을 결심했다. 토끼풀 기자들이 학내에서 당한 각종 탄압을 지켜봐 온 영향도 컸다. 장 편집장 어머니가 운영하는 논술학원에서 빈 강의실을 빌려 주기적으로 기사 아이템도 정하고, 취재 분담, 지면 배치도 논의한다. 신문은 계간지로 1년에 네 번 발행해 기자들이 각자 학교, 도서관, 학원에 배포한다.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상시적으로 기사를 올린다.
제호에는 '시선과 세상을 잇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너무 흔해서 웹사이트에 검색하면 바로 안 뜬다. 이름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을 오백번은 했다”(장효주)지만, 청소년의 발언이 가볍게 여겨지는 언론 환경에서 청소년의 시선을 기록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창간호 지면을 교무실에 들고 가자 후원해 준 선생님들, 이음의 출발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에 나서준 사람들 덕분에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단체 명의 계좌를 만들지 못해 정기후원을 열진 못했지만 “정기후원자님들에게 직접 신문을 보내는 날”(장효주)을 상상하며 틈틈이 작업 중이다.
청소년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세상
이음에선 '청소년 시선으로 쓰고 싶은 기사'라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정연서 기자의 첫 취재이자 이음 합류 계기는 '경찰과 도둑'(경도) 놀이다. 참여자가 두 팀으로 나뉘어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 형태의 놀이 '경도'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유행하며 화제가 됐다. “경도를 해보고 싶었는데 하러 갈 구실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효주가 밤 11시에 전화해 '토끼풀이라는 청소년 언론이 있는데 우리도 한번 만들어보자'고 말하던 중 경도를 취재할 거라고 했다. 나도 껴서 놀아도 되냐고 물어보니 효주가 '이음 들어와서 취재해봐'라고 했고, 그렇게 들어오게 됐다”(정연서)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정연서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정 기자는 그렇게 첫 기사 <공원을 달리는 낯선 얼굴들, '경찰과 도둑 놀이'>를 썼다. 기자가 직접 현장에 들어간 체험형 기사다. 경도 모임을 기획한 학생, 참여한 학생들을 인터뷰해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담았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세대가 역설적으로 몸을 부딪치며 노는 '아날로그적 소통'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취재하면서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참여자의 시선으로 더 잘 담을 수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몸을 터치해야 하는 게임이다 보니 조금 무서웠는데, 생각보다 다 친절했다.”(정연서)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양예린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양예린 기자(대광중 3학년·16)의 첫 기사는 <붕어빵과 잉어빵, 무엇이 다를까?>이다. 흔히들 같은 겨울 간식으로 알고있는 붕어빵과 잉어빵이 반죽의 성분과 조리 방식, 앙금의 분포 범위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석한 기사다. “기사 읽기에 흥미가 없었는데, 이음에서 문화 분야 기사를 쓰면서 흥미를 느꼈다”는 양 기자는 “기사를 쓰다 보니 정치와 시사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 '공원을 달리는 낯선 얼굴들, '경찰과 도둑 놀이'' 기사와 '붕어빵과 잉어빵, 무엇이 다를까?' 기사. 사진=이음 홈페이지 갈무리.
평소 청소년 운동을 활발히 해 온 장 편집장은 주로 시사 이슈를 취재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는 '외국인 남학생 입학 허용' 반대 시위를 한 성신여대 학생의 집을 경찰이 압수수색한 사건이다. “관련해 진행된 기자회견 현장에 기자가 안 와서 기사가 없었다. 소외되고 잘 알려지지 못한 사안을 기사로 써서 공론화한다는 게 뜻깊었다. 2호 지면에 담아서 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많이 알 수 있게 하려 한다.”(장효주)
최근 가장 큰 화두는 '교복 전면 폐지' 논란이다.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교복 가격을 지칭해 '등골 브레이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정부는 고가의 원단과 공정이 들어가는 정장형 교복 대신 활동성이 좋고 단가가 낮은 '생활복 및 체육복'으로의 전면 전환을 유도, 현금 지급이나 바우처 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장 편집장은 청소년 의견을 담아낸 기사를 쓰면서 논의 과정에서 학생의 선택권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연서 기자는 성북구 내 주요 중학교들의 복장 규정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 '교복 전면 폐지' 논란을 다룬 이음의 기사들. 사진=이음 홈페이지 갈무리.
청소년의 AI(인공지능) 활용 실태는 꼭 다뤄보고 싶은 주제다. “수학 문제를 촬영하면 풀이와 답이 나오는 AI 앱도 있다. 챗GPT로 고민을 상담하는 친구도 많고 AI에 대한 감정적 의존이 높아졌다. 나도 AI에 물어볼 때가 있지만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고 불신이 크다”(장효주)는 문제의식이다. 수행평가를 할 때 AI를 사용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AI 연애상담을 추천해준 적도 있다는 양 기자도 “직접 경험해보면서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AI를 쓰면 스스로 생각을 거치지 않고 다 알려주니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기자들은 공통적으로 AI 리터러시 교육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AI를 쓰지 말라고는 하는데 관련 교육은 없다”(양예린), “아예 이야기 자체를 안 꺼낸다”(정연서), “AI 윤리에 대해서 가르쳐주지 않는다”(장효주)며 AI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들이 목소리 내는 창구 '언론'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경험한 한계도 있다. 청소년이라 기자로 인정하지 않아 인터뷰 섭외에 실패한 적도 있었다.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를 인터뷰하려다 '법적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지위'라는 이유로 가로막히기도 했다. 후보자 측에서 먼저 이음에 인터뷰 요청을 해왔는데도 진행하지 못한 적도 있다. 토끼풀과 공동주최로 교육감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추진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선 청소년언론이 정식 언론사가 아니라며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달 토끼풀은 언론사 발행인과 편집인에 미성년자를 결격사유로 규정한 정기간행물법과 신문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장 편집장은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사의 가치가 작성자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로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음이라는 창구를 통해 함께 목소리 내며, 기자들은 세상을 배운다. 아침, 저녁 부모님이 틀어놓은 뉴스를 보고 넘기는 정도였던 정 기자와 양 기자도 이젠 내 주변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 갖게 됐다. “학생인권조례나 '심야교습시간 연장 조례안'도 모르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이음이 쓴 기사를 보고 배우는 경우도 있고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서 배우는 기자들도 많다. 사실 학생들이 청소년 관련 사안을 잘 모른다. 그래도 이음 지면을 학교에 뿌리면 제목 정도는 읽게 되니까 좀더 청소년 당사자들 안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것 같다.”(장효주)
▲ 지난달 28일 오후 성북구에서 만난 이음 기자들. (왼쪽부터) 양예린 기자, 장효주 편집장, 정연서 기자. 사진=윤유경 기자.
기자들의 목표는 뚜렷하다. 장 편집장은 “기사를 써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며 “검색했을 때 이음이 최상단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음이 유명해져서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사람들이 '이음 기자다!' 할 수 있게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정 기자의 큰 포부도 있다. 정기후원자 모집도 주요 과제다. 양 기자는 “정기후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이음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며 “학업 때문에 기사를 잘 못 쓸 때도 많은데 앞으로는 더 많이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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