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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HEAVY DUTY'는 월간<山>의 필자가 가상의 아웃도어 편집숍 주인이라는 설정으로 진행합니다. 수록된 제품 소개 기사는 편집숍 주인이 튼튼Heavy Duty하고 좋은 아웃도어 장비를 손님에게 추천하는 콘셉트로 작성됐으며 업체로부터 제품을 협찬받거나 비용 지원을 받은바 없음을 밝혀둡니다.
"와! 그 하키 퍽을 아직도 손목에 차고 다니네요!"
한 손님이 가게에 방문했다. 손님의 손목에는 오래된 순토 벡터Suunto Vector 시계가 둘러져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장면이었다. 너무 반가워 릴게임5만 나는 그만 옛날 선배들이 부르던 이 시계의 별명을 부르고 말았다. 손님은 그저 웃었다. 나의 산 선배들 중 실력이 가장 좋았던 몇몇은 이 시계를 찼다. 당시 나에게 순토 벡터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장비였다. 히말라야 셰르파부터 알프스의 가이드들까지, 전문가들의 손목에는 어김없이 이 노란색 '퍽'이 채워져 있었다. 모양마저도 그랬다. 바다이야기예시 지름 50mm가 넘는 육중한 플라스틱 덩어리는 시계라기보다 특수한 클라이밍 장비에 가까웠다.
순토 벡터는 1998년 세상에 나왔다. 단순한 시계를 넘어 아웃도어 기어의 '문법'을 새로 쓴 전설이라고 당시엔 평가받았다. 순토의 시작은 19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핀란드의 야외 활동가이자 엔지니어였던 투오마스 보홀로넨은 당시의 조악한 카카오야마토 나침반에 분노했다. 그는 액체 충전식 나침반을 발명하며 '정확도'에 목숨을 걸었다. 그 집요한 DNA가 60년 뒤 응축되어 나타난 결과물이 바로 벡터다.
벡터는 세계 최초로 고도계Altimeter, 기압계Barometer, 나침반Compass을 한데 모은 이른바 'ABC 워치'의 효시였다. 해발 9,000m까지 측정 가능한 고도계는 에베레 바다이야기무료 스트 정상에서도 멈추지 않았고, 기압 변화를 그래프로 보여 주는 기능은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 산꾼들에게 하산을 명령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었다.
물론 지금의 스마트워치와 비교하면 벡터는 한없이 불편하다. GPS는커녕 스마트폰 연동도 안 된다. 흑백 액정은 요즘처럼 쨍하지 않고, 야간 백라이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봐야 겨우 보일 정도로 흐릿 한국릴게임 하다. 버튼 조작법은 또 어떤가. '모드'와 '셀렉트' 버튼을 수십 번 눌러가며 고도를 보정하는 과정은 마치 구식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것처럼 번거롭다.
하지만 산에서는 그 투박함이 오히려 신뢰가 된다. 영하 20℃의 혹한에서도 액정이 얼어붙지 않고, 배터리가 다 되면 편의점에서 산 동전 건전지(CR2430) 하나로 직접 교체하면 그만이다. 충전 케이블을 챙기지 않아 쩔쩔맬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치명적인 단점도 명확하다. 베젤이 플라스틱이라 바위에 한 번 긁히면 가슴 아픈 영광의 상처가 깊게 남는다. 땀이 차면 밴드에서 특유의 고무 냄새가 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이 시계를 버리지 못한 건, 시계에 저장된 각종 등산 데이터와 여기저기 긁힌 상처 때문일 것이다. 손님은 수십년 전 치열하게 산을 탄 것 같았고, 그 추억이 시계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순토는 2015년 벡터를 단종시켰다. 이제는 '순토 레이스'나 '버티컬' 같은 고성능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워치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최근 순토는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벡터의 디자인을 오마주한 한정판 모델을 내놓았다. 지금에야 겨우 이 한정판 모델을 구매해서 차 볼 생각이 들려던 찰나, 아! 나는 여전히 순토를 손목에 두를 실력이 아니구나! 하면서 단념했다(이베이 등에서 중고제품 20만~30만 원에 판매).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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