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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은 그 어느 때보다 꽃을 많이 본 봄이다. 그것은 다른 때보다 꽃이 많이 피었기 때문도 아니고 내가 꽃이 더 피는 곳을 찾아다닌 탓도 아니다. 나들이를 나가면 잔뜩 신이 난 얼굴로 타박타박 달리는 아들이 있기 때문이다. 겨우내 훌쩍 자란 21개월 아들은 이제 제법 새로운 것을 보고 신기해 할 줄도 알고 좋은 데 가면 좋아할 줄도 알게 되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나들이 철이 되니 우리 부부는 아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재미에 푹 빠져 살게 되었다. 그래서 전에는 지천으로 피어도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게 되던 꽃들을 이제는 좀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여기는 벚꽃이 많고 저기는 목련 나무가 있구나. 릴게임몰 이 꽃들은 다음 주 정도면 만개하겠구나, 아들에게 보여줄 생각에 한 번 두 번 더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똑같은 곳에서 매년 똑같이 피어나는 꽃들 사이에 살면서도 유독 올해만 꽃이 많이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작년 봄은 어땠는가.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아들을 살피느라 꽃이 피는지도 모르고 봄을 통째로 지 릴게임추천 나치지 않았는가. 물론 그 와중에 꽃놀이를 시도해보기도 했었다. 집 근처 공원에 피어있는 꽃들을 보여 주겠다고 잠깐 집을 나서긴 했지만 잠시 한 바퀴 둘러보고 사진 몇 번 찍고 돌아온 것이 전부였다. 하기야, 그 때는 지금보다 외출이 몇 배는 더 힘든 일이었으니까. 외출 짐만 해도 가방 두 개는 기본이었고 거기에 커다란 유모차까지 챙겨서 나와야 했다. 조금 바다이야기하는법 만 춥거나 더워도 아기가 고생할까봐 가슴을 졸여야 했고, 불규칙적이었던 수면 사이클을 맞추는 일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어린 아기를 밤낮으로 돌보느라 소진된 우리의 체력으로 봄맞이 나들이는 여러모로 무리였다.
여전히 어리기만 한 아들이지만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일단 생활이 규칙적으로 돌아가게 되어 예측 가 릴짱릴게임 능해졌다는 것이 가장 편리한 점이다. 육아는 여전히 고단하지 않다 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매일 거의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주는 덕분에 우리도 한정된 체력을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외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수월해졌다. 짐도 많이 줄었다. 이제 허리를 곧추 세울 수 있게 되어 무거운 유모차 대신 훨씬 작고 가벼운 트라이크 정도만 사용해도 충분하게 손오공게임 되었고, 큰 가방 두 개를 가득 채우던 외출 짐도 가방 하나에 넣을 수 있는 정도로 줄었다. 이유식을 지나 유아식으로 넘어 오면서 어지간한 식당에서는 적당한 메뉴를 찾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가히 혁명이라 부를 만 한 일이다. 내내 안거나 유모차에 태워 다녀야 했던 아들의 손을 잡고 걷는 것이 가능해졌고, 넓고 안전한 공간에서는 마음껏 뛰어 놀도록 둘 수 있다는 점도 외출을 한결 수월하게 만든 요인이다. 그리고 나와 아내가 아들을 돌보는 손길도 그간 꽤 능숙해졌을 것이다.
여러 가지 장족의 발전을 거듭한 덕분에 우리 가족은 다시 오지 않을 2026년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겨우내 쇼핑몰과 키즈카페 같은 실내 공간만 지겹게 다녀야 했던 한을 풀 듯 사방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지지난주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한 언덕에 올랐다. 아들은 잔뜩 신난 표정으로 억새밭을 뛰어다니고 꽃구경을 하며 요거트와 빵을 먹었다. 지난주에는 대공원에 가서 회전목마도 타고 호랑이와 기린 구경도 했다. 잠시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공기는 더 맑았고, 절정에 이르른 벚꽃이 넘실대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작년에 비슷한 곳에 놀러 갔을 때는 우리도 힘들고 아들도 힘들어서 아직은 무리였나보다-하는 결론을 얻었을 뿐이지만 이제는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제법 많아져서 고단할 지언정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이 덕분에 새롭게 발견하는 세상이 있다. ⓒ강백수
대공원에 동행해주셨던 아들의 외할머니, 나의 장모님은 "이러면서 엄마 아빠도 노는 거야"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진하게 남는다. 아들 핑계로 여기 저기 다닌 덕분에 나도 난생 처음 이렇게까지 원 없이 봄을 즐기고 있지 않은가. 아들이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된 첫 봄은 내게도 이전의 봄과는 전혀 다른, 처음 만나는 봄인 것이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봄의 구석구석이 이제는 내게도 보인다.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작은 공원들이 보이고 그 곳을 채우는 소박하고 예쁜 풍경들이 보인다. 여기 저기 피어 있는 꽃들이 보이고,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려 내미는 예쁜 아이들의 손과 웃음이 보인다. 아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으로 인해, 오히려 내가 지난 사십여 년 간 살아오면서도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육아라는 것을 해 보기 전에는 육아란 맹목적인 희생이라 생각했다. 물론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적지 않지만 희생이라는 한 단어만으로 육아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아이에게 세상을 열어주는 만큼 우리의 세상도 넓어지고 깊어지고 새로워진다. 모든 것이 아이를 위한 것일지라도 그 안에는 언제나 우리를 위한 것들도 있다. 비록 손목은 수시로 저리고 눈 밑은 항상 칙칙하게 어두워져 가지만 그래도 육아라는 것이 할 만 한 일인 이유가 거기에도 있는 것이다.
이번 주, 날씨가 제법 더워져 오는 것이 이제 슬슬 또 새로운 계절이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들의 올 여름과 가을과 겨울은 작년의 여름과 가을, 겨울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너무 어리고 약해서 보여주지 못한 세상을 내가 원 없이 보여줄 테니까. 그리고 거기에는 내가 여태 보지 못한 세상들도 함께 있을 것이다. 가만히 기대감을 품어 본다. 잔뜩 설렌 표정으로 처음 만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아들, 그 옆에 그와 똑 닮은 표정을 한 나도 있을 것이기에.
*칼럼니스트 강백수(인스타그램 baeksoo_kang)는 2008년 시인으로 등단했고 2010년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다. 원고지와 오선지를 넘나들며 일상의 시적인 순간을 포착한다. 6시에 잠들던 예술가로 살다가 이제는 6시에 일어나는 아빠로 산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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