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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일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1935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고 있다. [AP]
뉘른베르크, 나치와 정신과 의사 잭 엘하이 지음 채재용 옮김 히포크라테스
1945년 11월 20일 아침, 전 세계의 이목은 독일 뉘른베른크에서 막 시작된 한 재판에 집중됐다. 취재진을 포함해 재판 관계자만 1500여명이 모인 세기의 법정에서 22인의 피고인은 곧 학예회에 나설 학생처럼 순서를 맞춰 두 줄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쿨사이다릴게임 . 법정은 그들의 끔찍하고 추악한 만행을 낱낱이 세상에 드러낼 준비가 돼 있었다. 피고들은 “한데 모아놓고 보니 생기 없고 풀이 죽은 모습”인 듯 보였다.
피고석에 앉은 이 중 한 사람은 유독 달랐다. 깔끔하게 다린 제복을 입고서, 가장 눈에 띄는 피고석 앞줄 맨 왼편에 앉은 남자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눈빛과 몸짓에는 결코 뒤집지 못할 골드몽릴게임릴게임 불리한 상황을 자신이 주인공인 ‘역사적 사건’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자신만만함이 넘쳤다.
그는 이 무대가 과거 자신의 ‘위대한 대업’을 독일 역사에 새길 기회임을 알고 있었다. 그 종착지가 사형이라도 말이다. 이 남자의 이름은 헤르만 괴링. 루프트바페(독일 공군) 총사령관이었으며, 홀로코스트를 승인·지원한 최악의 전범 중 한 사람이다.
손오공게임 괴링을 포함해 법정에 선 전범들을 지켜보고 있던 또 다른 남자가 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군의관 더글러스 맥글래션 켈리다. 재판 준비가 한창이던 그해 여름, 켈리는 이들 전범이 모인 교도소로 파견됐다. 상부는 그가 전범들이 재판을 치를 수 있도록 그들의 정신 상태를 유지하란 임무를 줬다. 하지만 켈리는 임무와 별도로 인류 역사상 최악 바다이야기무료 의 범죄를 저지른 전범들에게서 공통된 정신적 결함을 찾는 자신만의 연구에 돌입한다.
켈리에게 재판의 결과는 중요치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끔찍한 만행을 설명해 줄 ‘나치 정신’의 존재 여부을 밝히는 것에 향해 있었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잭 엘하이의 저서 ‘뉘른베르크, 나치와 정신과 의사’는 나치 정권 2인자 괴링 사이다릴게임 을 비롯해 나치당 총통 루돌프 헤스, 나치 독일의 외무장관 요하임 폰 리벤트로프와 인종주의 이론가 알프레트 로젠베르크 등 나치 전범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켈리의 관찰과 심리 분석을 따라간다. 켈리는 룩셈부르크 몽도르프레뱅에서 뉘른베르크 교도소, 그리고 법정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함께하며 ‘악의 본질적 특성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켈리의 시선을 통해 책이 묘사하고 있는 괴링의 모습은 특히 흥미롭다. 오늘날 여전히 많은 이들이 괴링을 허영심에 가득 찬 약물 중독자이자 히틀러의 예스맨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책은 그를 “최고 수준에 달하는 뛰어난 지능”을 갖춘 사람이자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닌 인물로 그린다. 괴링의 카리스마와 매력은 켈리의 마음마저 사로잡는다. 동시에 이 사실은 공통된 나치 정신을 확인하려는 그에게 가장 큰 난제가 된다.
전범들과 함께 생활하며 이들의 심리를 파헤쳤던 일생일대의 기회는 이 정신과 의사에게 ‘나치 정신’의 발견이란 업적을 남겼을까. 정말 악의 특성은 존재하는 것일까. 켈리는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로르샤흐 검사(데칼코마니 형태의 잉크 반점으로 심리를 진단하는 방법) 등을 이용해 끝까지 전범들의 공통점을 찾지만, 결국엔 일관된 유사성을 찾지 못한다. 심지어 히틀러에 대한 괴링의 한마디는 넘기던 책장마저 멈추게 만든다. “히틀러는 모든 면에서 보통 남자들과 다를 바 없이 정상적이었다.”
최악의 전범들이 정상 범주의 성격을 가졌다는 사실은 켈리에게 전 인류적인 범죄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새긴다. 그는 나치 지도자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물은 아니지만, 다른 어디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물 중 하나임을 깨닫는다. 결국 그의 연구는 “최고위 나치의 끔찍한 행위를 이끈 자질은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 안에도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당시 세상은 최악의 전범들이 정신병적 인격을 가졌다는 또 다른 관찰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승리의 도취와 도덕적 확신에 취해있던 미국에 가장 필요했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켈리는 권력을 쥐고 싶어 어떠한 수단이든 이용하는 존재라면, 모두가 나치 전범과 다름없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마지막까지 주장한다.
미국 전역을 다니며 켈리가 전한 강연 내용의 일부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등 전쟁의 시대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에게 악의 존재에 관한 역사적 탐구와 성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타인을 짓밟는 악은 대체 무엇일까. 1946년 마무리된 뉘른베르크 법정이 시공간을 넘어 던지는 질문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저는 미국에도 그런 사람(나치 지도자)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들은 나머지 절반을 지배할 수만 있다면 미국인 절반의 시체를 밟고서라도 기꺼이 그 자리에 오르려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오늘도 민주주의의 권리를 반민주적으로 이용하며 떠들어 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손미정 기자
뉘른베르크, 나치와 정신과 의사 잭 엘하이 지음 채재용 옮김 히포크라테스
1945년 11월 20일 아침, 전 세계의 이목은 독일 뉘른베른크에서 막 시작된 한 재판에 집중됐다. 취재진을 포함해 재판 관계자만 1500여명이 모인 세기의 법정에서 22인의 피고인은 곧 학예회에 나설 학생처럼 순서를 맞춰 두 줄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쿨사이다릴게임 . 법정은 그들의 끔찍하고 추악한 만행을 낱낱이 세상에 드러낼 준비가 돼 있었다. 피고들은 “한데 모아놓고 보니 생기 없고 풀이 죽은 모습”인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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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무대가 과거 자신의 ‘위대한 대업’을 독일 역사에 새길 기회임을 알고 있었다. 그 종착지가 사형이라도 말이다. 이 남자의 이름은 헤르만 괴링. 루프트바페(독일 공군) 총사령관이었으며, 홀로코스트를 승인·지원한 최악의 전범 중 한 사람이다.
손오공게임 괴링을 포함해 법정에 선 전범들을 지켜보고 있던 또 다른 남자가 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군의관 더글러스 맥글래션 켈리다. 재판 준비가 한창이던 그해 여름, 켈리는 이들 전범이 모인 교도소로 파견됐다. 상부는 그가 전범들이 재판을 치를 수 있도록 그들의 정신 상태를 유지하란 임무를 줬다. 하지만 켈리는 임무와 별도로 인류 역사상 최악 바다이야기무료 의 범죄를 저지른 전범들에게서 공통된 정신적 결함을 찾는 자신만의 연구에 돌입한다.
켈리에게 재판의 결과는 중요치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끔찍한 만행을 설명해 줄 ‘나치 정신’의 존재 여부을 밝히는 것에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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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의 시선을 통해 책이 묘사하고 있는 괴링의 모습은 특히 흥미롭다. 오늘날 여전히 많은 이들이 괴링을 허영심에 가득 찬 약물 중독자이자 히틀러의 예스맨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책은 그를 “최고 수준에 달하는 뛰어난 지능”을 갖춘 사람이자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닌 인물로 그린다. 괴링의 카리스마와 매력은 켈리의 마음마저 사로잡는다. 동시에 이 사실은 공통된 나치 정신을 확인하려는 그에게 가장 큰 난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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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전범들이 정상 범주의 성격을 가졌다는 사실은 켈리에게 전 인류적인 범죄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새긴다. 그는 나치 지도자들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인물은 아니지만, 다른 어디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물 중 하나임을 깨닫는다. 결국 그의 연구는 “최고위 나치의 끔찍한 행위를 이끈 자질은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 안에도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당시 세상은 최악의 전범들이 정신병적 인격을 가졌다는 또 다른 관찰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승리의 도취와 도덕적 확신에 취해있던 미국에 가장 필요했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켈리는 권력을 쥐고 싶어 어떠한 수단이든 이용하는 존재라면, 모두가 나치 전범과 다름없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마지막까지 주장한다.
미국 전역을 다니며 켈리가 전한 강연 내용의 일부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등 전쟁의 시대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에게 악의 존재에 관한 역사적 탐구와 성찰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타인을 짓밟는 악은 대체 무엇일까. 1946년 마무리된 뉘른베르크 법정이 시공간을 넘어 던지는 질문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저는 미국에도 그런 사람(나치 지도자)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들은 나머지 절반을 지배할 수만 있다면 미국인 절반의 시체를 밟고서라도 기꺼이 그 자리에 오르려는 자들입니다. 이들은 오늘도 민주주의의 권리를 반민주적으로 이용하며 떠들어 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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