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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 김기민 [프레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음악이 시작되면 음표가 물방울처럼 머리 위로 떨어져 손끝으로 이어져요. 말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춤으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에요.”
그 춤에 ‘죽음’이 있다. 음악이 시작되면 그는 죽음을 예감한다. 김기민은 “그 죽음을 공포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쁨으로 맞으려 한다”고 말한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의 슈퍼스타인 김기민이 ‘현대 발레의 레전드’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의 ‘볼레로’( 릴게임방법 4월 23~26일까지, GS아트센터)에 입성한다. 한국인 무용수가 세계적인 발레단 ‘베자르 발레 로잔’에서 이 역할을 맡은 것은 김기민이 처음이다.
‘세계 발레계의 아이돌’ 김기민이 베자르 발레 로잔의 ‘볼레로’ 주역을 맡아 한국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찌감치 발레 애호가들은 고대했다.
김기민은 2일 화상 인 골드몽사이트 터뷰에서 “마린스키 발레단 관객들이 내가 가장 했으면 하는 춤이 ‘볼레로’라고 했는데 러시아가 아닌 한국에서 먼저 하게 됐다”며 “‘볼레로’는 오랜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볼레로’를 처음 만난 것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스승인 블라디미르 킴이 조르주 돈의 ‘볼레로’ 영상을 추천하며 “이거 꼭 봐야 한다. 너한테 너무 릴게임종류 어울리는 작품이니 나중에 프로 무용수가 돼서 많은 경험을 쌓은 후 꼭 이 춤을 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기민은 이 작품을 보고 무용수 조르주 돈과 사랑에 빠졌고, 베자르의 ‘볼레로’는 자신만의 꿈이자 내면의 약속으로 간직했다.
‘볼레로’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음악 위에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가 구축한 20세기 무용의 기념비다 바다이야기 . 1961년 초연, 베자르가 설립한 베자르 발레 로잔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 김기민 [인아츠 프로덕션 제공]
이 작품의 춤은 기존의 발레와는 완전히 다른 결을 바다신2릴게임 가지고 있다. 하나의 테이블 위, 단 한 명의 무용수와 그를 둘러싼 집단. 끊임없이 반복되는 리듬은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에너지로 무용수들이 강렬한 몸짓을 만든다. 이 춤은 서사라기보다 ‘의식’에 가깝고, ‘개인의 춤’이기 보다 ‘집단적 열광과 에너지의 축적’에 더 닿아있다.
김기민은 “‘볼레로’는 춤과 음악이 내는 시너지가 2~3배 이상인 작품”이라며 “보고 나서 내면에서 감정이 움직이는 것을 분명히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춤은 이야기를 만들지만, 어떤 춤은 끝내 설명을 거부한다.
김기민이 맡은 배역은 ‘라 멜로디’. 선율을 의인화한 캐릭터로, 이름처럼 하나의 흐름이자 에너지다. 그는 “내가 추는 춤은 하나의 단어로는 해석할 수 없다”며 “춤이 너무 힘들어서 BBL 단원에게 어떻게 끝까지 출 수 있는지 물어보니 ‘무대에서 군무들이 도와줄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지금도 김기민은 로잔에서 ‘볼레로’ 리허설에 한창이다.
“동작 하나하나에 (베자르 발레 로잔) 단원들 사이에서만 구전돼 온 ‘비밀의 열쇠’가 있어요. 팔 하나를 올리고 내리는 데에도 1시간이 걸리죠. 아무리 단순한 동작이라도 그 열쇠를 찾지 못하면 나오지 않는 춤이요. 비밀의 열쇠를 찾아 하나하나 풀어가며 그 안에 ‘김기민’이라는 이름을 새겨 넣는 것이 지금 제게 주어진 숙제예요.”
김기민은 “매일의 연습과 리허설을 거듭할수록 ‘볼레로’를 지금 나이에 만난 것이 적절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며 “만약 5~7년 전에 췄다면 큰 실수였겠다는 생각이 춤을 추는 내내 들고 있다”고 했다. ‘볼레로’는 무용수의 단순한 기량이 아닌 내면과 시간까지 요구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 김기민 [인아츠 프로덕션 제공]
2011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 4년 만인 2015년 발레단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가 된 김기민은 고전 발레의 테크닉과 서사를 구현하는 무용수다. 주요 해외 언론과 평단은 그를 “전통적인 테크닉 위에 자신만의 해석과 감정을 구축해 온 보기 드문 무용수”로 평가한다.
한국 발레계를 깊은 애정으로 살피고 있는 그는 “한국 무용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굉장히 정확하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15~16세의 무용수들이 구현하는 기술 수준이 높다”며 “다만 입시 발레 위주이다 보니 감정과 테크닉이 획일적이고, 못해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건 우려가 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탄탄한 기본기는 세계 무대에서 마주하는 동양인들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강점이니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다”며 “외국에서도 우리 무용수의 전체적인 조화로움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민은 지금도 로잔에서 이 무대를 위해 리허설에 한창이다. 그는 “이번 무대를 위해 200%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늘 그렇듯 자신의 한계를 넘어 200%까지 끌어올리며 스스로도 “ 이것보다 열심히 집중해서 할 수 있을까,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치열한 구도자다. 김기민은 “마지막까지 더 완벽하게 끌어낼 수 있도록 무대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번 무대는 세계 발레계의 슈퍼스타와 거장 안무가 베자르의 ‘볼레로’가 만난다는 점에서도 발레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김기민은 하지만 “최초로 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베자르는 20세기 이후부터 지금 춤을 추는 사람들에게 큰 유산을 남겨준 안무가”라며 “이 공연을 계기로 베자르 발레단이 지속적으로 내한하고, 한국의 어린 무용수들이 이런 위대한 유산을 보며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무대가 김기민의 최초가 아닌 ‘베자르의 작품이 한국에 온다’는 것 자체에 초점이 맞춰졌으면 좋겠어요. 제 꿈은 ‘김기민이 와서’ 매진되는 공연이 아니라, 관객들이 그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듣고 싶어서’ 공연장을 찾고 매진이 되는 문화를 보는 거예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음악이 시작되면 음표가 물방울처럼 머리 위로 떨어져 손끝으로 이어져요. 말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춤으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에요.”
그 춤에 ‘죽음’이 있다. 음악이 시작되면 그는 죽음을 예감한다. 김기민은 “그 죽음을 공포로 받아들이기보다 기쁨으로 맞으려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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